만화란 무엇인가
1. 만화란 무엇인가? - 만화의 내적 3요소
기본적으로는 만화는 "가장 자유로운 형태의 시각적 스토리텔링 기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리가 배제되어 있으니까 영화 등에 비해서 가장 자유롭다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으나, 시청각 컨텐츠에 비해서는 비용 면에서나 여러가지 면에서 훨씬 제작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위의 정의는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만화는 "가장 자유로운 형태의 시각적 스토리텔링 기법"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이 갖는 모든 속성을 그대로 가진다. 간접경험이라든지 대리만족, 작가와 독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그를 통한 재미, 그래서 만화는 "재미"라고 보통 얘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화의 재미는 스토리텔링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온다. 그것이 만화의 강점일 것이다. 시각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그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의 그림'을 그려내는 것은 만화에 대한 반쪽짜리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만화는 "가장 자유로운 형태"라는 속성 때문에 "상상력의 극한을 달릴 것"이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상상력이 빈곤한 만화를 그리는 것은, 마치 부가티 베이론을 타고 동네 도로를 왕복하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요컨대, 만화란 "비쥬얼과 상상력을 겸비한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3박자를 갖추었을 때 만화는 비로소 하나의 "재미"라는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2. 만화의 가치 - 만화의 외적 3요소
"비쥬얼과 상상력을 갖춘 스토리텔링" 3박자를 고루 갖춘 만화가 만들어졌다 한들, 사람들이 보아주지 않으면 그저 한 덩이 원고묶음 혹은 작가 개인의 망상에 불과할 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만화를 보아줄 때 비로서 스토리텔링의 한 축인 "커뮤니케이션"이 기능하기 시작한다. 작가는 사회에 가치관을 제시하거나 어떤 것에 대한 고찰을 하거나 혹은 미학을 보여주거나 하려 하는데, 이러한 의도는 많은 사람들이 재미에 이끌려 작품을 보고 반응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회는 변화의 원동력을 얻는다.
사람들이 만화를 많이 보고 즐기고 논하기 시작하면, 만화는 다른 문화산업들의 시발점이 된다. 게임이 만들어지고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으로의 탈바꿈이 이루어지고 색다른 놀이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가장 자유로운 창작의 범위를 갖고 있으면서 가장 제작 비용이 들지 않는 형태이기 때문에 만화는 모든 다른 문화산업들의 시발점이 되는 확장 가능성을 갖는 것이다.
그러한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만화는 '문화'가 된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코드'가 되고, 다른 작품의 '토양'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인간이 벌이는 다양한 행위 중에서 '창작'만큼 가치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만화는 가장 자유롭고,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기본적으로 충분히 자극적이고 재미있다는 면에서 이러한 '창작'의 중심에 서 있는 문화 형태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만화는 문화의 씨앗"이다. 만화란 인간 사회가 존재하는 한 존재해야 할 정신적인 그 무엇의 시발점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것이 척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들이 여전히 만화가가 되길 꿈꾸는 이유일 것이다.